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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리뷰

[책 생각] 불편한 편의점 줄거리, 특징, 감상 - 김호연

by 다롱이 2022.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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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불편한 편의점
  • 저자/출판사: 김호연 / 나무옆의자
  • 읽은 방법: yes24 북클럽 전자책
  • 읽은 기간: 2022. 4. 20. ~ 4. 22.
  • 주제: 관계 회복, 소통, 가족, 힐링
  • 가독성: 높음(복잡한 글이 싫을 때 잃기 좋음. 다만, 첫 챕터인 산해진미 도시락 챕터에서 노숙자의 행동방식이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이야기 전체를 보면 수용이 되었음)

 


1. 줄거리


우람한 체격을 가진 기억상실 노숙자.
우연한 이유로 다 망해가는 편의점 주인 염영숙 여사를 만나게 되고, 그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게 된다.

이곳은 서울역이 가까이 있는 용산구 청파동이다.
노숙자는 소통과 관계의 회복이 절실한 인간 군상을 마주하고 곧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더 나은 방향으로.

그들은 때로는 우연히, 때로는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도와준다.

2. 특징


소설은 서울 용산구 청파동을 배경으로 하는 8개의 챕터가 피카레스크 구성으로 전개된다.
매 챕터마다 나오는 인물의 한 축은 노숙자 독고.

노숙자 독고에게는 트라우마가 있었고 아픔이 있었고,
편의점 사장, 편의점 사장 아들, 편의점 알바, 편의점을 찾는 고독한 손님 모두 남에게 숨기고 싶은 아픔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모두 그 숨기고픈 아픔을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드러내고, 고백하고, 고통을 대면하여 이겨내고 싶어 한다.

지금처럼 사는 게 익숙하지만 그냥 지금처럼 사는 게 아니라 더 나아지고, 회복되고 싶어 한다.

편의점이라는 작은 공간이 관계하고 소통해야 하는 사람들이 모여 곧 치유와 회복의 장소가 된다.


챕터1 산해진미 도시락 - 퇴직한 역사교사 염영숙 여사와 노숙자
"국가고 사람이고 다 지난 일을 가지고 평가를 받는 거란다. 너는 너 자신을 믿을 수 있니?"

챕터2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 - 배려가 있는 공시생 시현과 노숙자
좀 더 느리게, 천천히 다가가는 것

챕터3 삼각김밥의 용도 - 아들과 갈등상태인 오선숙 여사와 노숙자
언제나 아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기만 바랐지, 모범생으로 잘 지내던 아들이 어떤 고민과 곤란함으로 어머니가 깔아놓은 궤도에서 이탈했는지는 듣지 않았다.

챕터4 원 플러스 원 - 뒤쳐진 영업사원 경만과 노숙자
무엇에 기뻐했냐고? 치킨에? 아빠에?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함께 닭을 뜯으면 그게 가족이었다.

챕터5 불편한 편의점 - 배우였던 희곡 작가 정인경과 노숙자
캐릭터는 결국 과거의 끔찍한 감정적 상처를 받는 경험이 있고,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지키고자 했는가가 그의 앞날이 된다.

챕터6 네 캔에 만원 - 염영숙 여사의 아들 강민식과 노숙자
"장사는...... 내가 좋아하는 거...... 파는 게 아니야. 남이 좋아하는 거...... 파는 거지"

챕터7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 - 경찰이었던 흥신소 곽과 노숙자
진즉에 봉했어야 했다. 가족들에게 무심코 던졌던 폭력적인 말들이 고스란히 자신의 뒤통수에서 울릴 때마다 자업자득이란 말을 되새김질할 수밖에 없었다.

챕터8 ALWAYS - 노숙자의 이야기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3. 감상


1)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소통은 어렵다. 정말 어렵다. 시간과 마음을 쏟기가 어렵고, 이기적이지만 아깝고 귀찮다.
내가 주는 만큼, 은연중에라도 상대에게 받기를 바라는 간사한 마음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소통은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라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내 생각과 마음이 가득 차 있으면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받아들일 공간이 없다.
그런데 나는 내 생각이 중심이고, 내 감정을 중심으로 살아간다.

책에서 노숙자는 나의 이런 관념들을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녹여주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 지나가듯 듣더라도 기억해주는 것,
무엇보다 이런저런 생각 않고 들어주고 필요하면 행동해주는 것을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가족에게 비록 아직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러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2)

용서받길 바라지 않는 사죄

노숙자는 진심으로 사죄한다. 상대가 용서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가 용서할 수 없다고 느끼기에 자신의 죄에 대하여 용서하지 말아달라고 한다.

노숙자는 비로소 한번 죽은 것이고, 이제는 부끄럽지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 같다.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는 노숙자의 다짐을 나도 되새겨본다.


3)

회복은 고통과 마주하기

소설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고통이 있다.
사실 인물들은 모두 상처에서 회복하는 방법을 알고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고통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관성에 젖어 살아갔던 것이 아닐까.

치과 치료가 무서워 치과 방문을 계속 미루듯이.

하지만 상처는 수술 없이는 회복하기 어렵다.
수술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술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주듯이
관계의 회복도 내가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내가 먼저 들어주고 이해해준다면,
비록 그 관계가 어떤 모양으로 다시 매듭지어질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 관계는 더 이상 후회는 가져다주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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